여기 40년 경력의 개발자가 있다

여기 40년 경력의 개발자가 있다

 

#개발자 #40년경력 #표준의길

[주간 인프런 #22]
인프런이 만난 사람 - 김영보

 
12월의 어느 날, 인프런은 자바스크립트계의 시조새(?)라 불리는 분을 만났습니다. 개발자는 은퇴하면 치킨집을 차린다더라, 은퇴가 빠르다더라는 말들이 있죠.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개발자가 오랫동안 현업으로 일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까?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분은 누굴까? 

40년째 현업으로 개발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개발자 김영보 님이 떠올랐습니다. 인프런의 인터뷰 제안에 선생님은 흔쾌히 응해주셨고 직접 사무실을 찾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이 담긴 40년의 발자취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운이 남는 인터뷰였어요.

개발 분야가 아니더라도 일하는 사람이라면 선생님의 이야기와 함께 내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곰곰이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넌지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영보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해왔고요. 이제 한 40년이 조금 넘었네요.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현업으로 얼마 동안 일하셨나요?

제가 40년 넘게 했는데요, 그중에서 6년 반 정도는 기업에 있었어요.

사내 개발이라고 하죠, 흔히. 그러고 나서 삼십 한 몇 년을 외주 개발을 했어요. 12년 정도는 소프트웨어 회사도 만들어봤고요. 30년 넘게 훈련 아닌 훈련을 했죠. 그래서 저는 납기와 품질을 지키는 마인드에 훈련이 돼 있는 상태입니다.

40년 개발 경력의 분기점이 있다면 어디였을까요. 

2000년도에 어떤 계기가 됐어요. 그전에 제 별명이 맥가이버였어요. 좀 쉽게 얘기해서 저 사람한테 맡기면 개발돼서 나온다는 뜻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잘한다고 얘기를 들으면서도 제 마음은 허한 거예요. 

그때가 한 20년 정도 일했을 때였어요. 공교롭게도 그때 회사를 말아먹었어요. 그러면서 저 나름대로 방향을 다시 잡으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남들은 잘한다는데 제가 저를 볼 때는 뻥~한 거예요. 

일한 지 20년 정도 됐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죠. 여행도 다녀봤고 먼 산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나는 뭐냐, 질문도 했어요. 아마 지금 40대 되시는 분들, 30대 후반 되시는 분들은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실 수도 있어요.

그때 제가 얻은 결론, 저한테 번개같이 떠오른 단어가 딱 하나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제 삶이 바뀌었죠. 그건 표준이었어요. 웹 표준. 웹 표준이 저를 굉장히 크게 강타한 거죠. 그러고 나서부터는 저는 표준이 아닌 부분은 되도록이면 안 하려고 해요.

그전까지는 프로그램 언어를 다양하게 많이 사용했어요. 왜냐면 외주 개발이 저의 먹고사는 문제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때그때 기술에 대처하면서 일했어요. 그런데 기술이 축적이 안되는 거예요. 몇 달, 6개월 1년 하다 보면 또 다른 걸로, 또 다른 걸로 하는 거예요. 그리고 몇 년 후에 가서 그 기술을 다시 만나면 한참 다른 방향으로 가 있어요. 

그래서 ‘기술 축적이 되는 게 뭐냐?’ 하고 생각한 게 바로 표준이었어요. 표준은 안 변하거든요. 표준을 하면 계속 기술이 축적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결정한 게 바로 웹 표준이었어요.

제가 다른 언어를 쓴다면 3개월이면 평균은 갈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 자신감의 근원은 바로 기본이에요.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은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 기본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기본이 조금 발전된 게 표준이죠. 많은 시간을 걸쳐서 얻은 단어예요.

이제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긴 시간이니까. 과거부터 얘기하려면 우리 밤을 새야 되겠죠. ㅎㅎ 40년이 넘었으니까요. 한 20년 정도의 이야기를 한다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외주 개발을 했었어요. 그래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개발했어요.

그런데 아까 제가 표준이라고 그랬잖아요. 그걸 정하고 20년 동안은 웹 이외의 개발은 하지 않았어요. 이건 철칙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그때 고민해서 얻은 단어가 웹 표준이었잖아요. 그래서 웹 기준으로만 일을 했어요. 

제가 2000년도에 ‘웹표준으로 갈 거야’라고 결정을 하고 난 다음의 몇 년 동안 HTML, CSS,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DOM을 배웠죠. 물론 그전에 조금씩 다루긴 했지만요. 이게 쉬운 게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그전에는 우리나라가 인터넷 환경이 아니었고 다 서버 환경이었잖아요. 서버 환경에서 클라이언트 환경으로 마인드를 바꾸는 게 저를 괴롭혔어요. 생각이 굳어버린 거죠. 

웹에서는 ‘내가 여기를 클릭하세요’ 하고 만들어놨는데 이 사람은 다른 데서 클릭하고 있는 거예요. 사용자 중심으로 마인드를 바꾸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자바스크립트를 선택하고 집중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웹 표준의 기본이 HTML, CSS, DOM, 자바스크립트. 그렇게 이 4개가 있어야지 브라우저에서 돌아가요. 그래서 자바스크립트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다음에 SVG 캔버스(Canvas) 등이 있어요. 웹을 깊게 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십 년 이상은 해야 돼요. 웹이 그렇게 분야가 넓어요. 정말. 사실 CSS도 굉장히 어려운 거예요. 이건 생각을 바꿔야 되거든요.

HTML, CSS, DOM, 자바스크립트에 접근하는 마인드가 달라야 돼요. 이 4개의 기술에 어떻게 내가 접근할 것이냐. 어떻게 융합시켜서 서비스를 만들 건가. 중급자가 되면 이걸 고민하셔야죠. 그러면서 기본, 본질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죠. 그럼 내공이 하나씩 하나씩 쌓여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중급자라면 그 사람은 ‘시니어’라고 할 수 없어요. 경력이 쌓였으면 그만큼 내공이 있어야겠죠.

자바스크립트의 장점과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올인원, 모든 것을 자바스크립트로 다 할 수 있어요.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에도 자바스크립트가 들어가고 Node.js로 서버까지. 이게 너무 좋아요. 물론 모바일도 가능하고요. 처음부터 다 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혼자서 다 할 수 있어요. 풀스택이죠. 그런 측면이 저는 자바스크립트의 매력이라고 보고요. 

또 하나는 자바스크립트가 사용자 중심이라는 거예요. 얘는 사용자를 위해서 태어난 언어예요. 저는 그렇게 봐요. 사용자가 중요한 거예요. 사용자라는 말이 굉장히 저한테는 임팩트가 큰 단어에요. 결국 비즈니스나 모든 소프트웨어는 사용자를 위해서 존재하잖아요.사람을 위해서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자바스크립트가 참 좋다, 하고 생각을 해요.

또 하나 자바스크립트가 좋은 게, 자바스크립트는 표준이에요. 업체나 어떤 단체가 언어를 만드는 게 아니에요. 물론 이것도 단체가 만들기는 하지만 표준이기 때문에 무얼 결정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아요. 

자바스크립트는 1년에 한 번씩밖에 안 나와요. 6개월, 3개월마다 바뀌는 언어가 아니에요. 또, 어느 날 함수가 갑자기 없어지지 않아요. 표준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자바스크립트가 한 20년이 었지만 지금도 사용하지 못하는 함수가 없어요. 비권장으로 두세개만 있을 뿐이에요. 나머지는 다 사용할 수 있어요.

브라우저 버전은 엄청나게 바뀌잖아요. 그런데도 자바스크립트는 모든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가 있어요. 이게 표준의 매력이에요. 제가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던 웹표준이라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에요. 표준은 변하지 않고 계속 쌓여간다는 거.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일부 언어의 경우에는 어느 날 버전이 바뀌니까 “옛날 건 못 써요.” 이러잖아요. 그건 제가 2000년도 이전에 했던 경험이거든요. 남는 게 없잖아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잖아요. 2-3년 계속 그것만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거 하다가 2-3년 후에 왔더니 옛날에 썼던 걸 못 쓴다? 황당한 거죠. 그런 것 때문에 제가 2000년부터 웹 표준에 전념했어요.

자바스크립트는 중심에 딱 서 있게 되는 거죠. 이번엔 IoT(사물인터넷)를 해볼까. 이번에는 Node.js 가볼까. SVG로 가볼까,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죠. 근데 계속 막 바뀐다 그러면 여유가 안 생기잖아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후회하지 않습니다. 20년 전 얘기지만, 그때 내가 진짜 고민하면서 방황했던 게 의미가 있었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번개처럼 스쳐간 단어지만 그때 표준을 선택하기로 결정한 건 진짜 잘했다. 

제가 60대 중반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도 계속 할 수 있고, 앞으로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표준이기 때문에 바뀌지 않고 축적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그래요. 

영보님께서 생각하시는 시니어 개발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아 한마디로요, 미친 사람입니다. 미치지 않으면 시니어 개발자가 될 수가 없어요. 개발자를 떠나서요.

우리가 세상에 ‘시니어’라고 하는 사람들 보면 다 미친 사람들이에요. 예를 들어 작가들도. 미치지 않고서는 시니어 소리를 못 듣죠. 음악하는 사람들, 미술하는 사람들, 시인들도 다 마찬가지예요. 거기에 모든 것을 올인한 사람들. 경쟁자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미치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안 되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나이만 많은 시니어 개발자냐, 아님 진짜 속이 꽉찬 시니어 개발자냐?’ 하고 질문을 던져봐야 해요. 속이 꽉 차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쳐야 해요. 세상에 미친 사람들 많잖아요. 시니어들 중에도요. 그 사람들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 그 사람들은 뒤에서 미쳐서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제가 살아왔던 길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없어요. 모든 사람들은 다 자기 나름대로 인생이 있어요. 근데 제가 살아왔던 길을 말씀드린다면 20년 전에는요.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10개가 넘어요. 평균 이상 됩니다. 그리고 3, 40대까지만 해도 일요일마다 10~15km 뛰었어요. 그렇게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웹의 길을 선택한 이후에 모든 걸 접었어요. 

웹이 우스운 게 아니에요. 이거 미치지 않고서야 모르겠는 거예요. 이해를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12시간, 14시간씩 일을 합니다. 지금도 저, 12시간 이상씩 일을 해요. 개발하는 거죠. 모든 걸 다 접었어요. 취미 생활을 바꾼거죠.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걸로요. 제 취미가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거예요. 이걸 좀 과격하게 이야기하면 미친 거고요. 다른 걸 안 보는 거예요.

저는 1년에 365일 동안 일해요. 취미 생활을 하는 거죠. 왜냐면 다른 걸 하게 되면 전환하는 시간이 있잖아요. 제가 운동을 하러 가면, 갔다와서 샤워도 해야 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하면 한 시간 가잖아요. 

또 하나 이야기할까요? 좀 창피한 이야긴데요. 조금 몰입해야겠다 생각하면 저는 밥을 안 먹어요. 밥 먹으면 졸립잖아요. 그럼 한 두시간 자고 일어나면 이게 또 흐름이 깨지잖아요. 자고 일어나면 또 커피 한 잔 마시고 하다보면 또 30분. 이렇게 되잖아요. 

그래서 전 아침에 잡니다. 밤에 일을 해요. 몰입하기 위해서. 물론 그게 좋은 건 아니에요. 그러나 흐름이 깨지는 게 싫어서 저는 그래요. 웜업(Warm-up)하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게 싫은 거예요. 그러니까 미쳐야 해요. 확실하게. 근데 이상하게도요. 40살 중반 정도가 되면 미치게 될 확률이 높아요. 

그때는 애들이 나하고 놀기보다 자기만의 시간을 원하게 되잖아요. 아빠보다는 친구, 학원, 이렇게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자유롭게 보낼 시간이 많아져요. ㅎㅎ 전 지금도 마음이 흐트러질 것 같다 싶으면 노트북 들고 도서관 갑니다. 그 분위기에 마음을 다잡으려는 거죠. 마음만 조금 잡으면 자연스럽게 환경이 만들어져요. 자기가 노력만 한다면.

개발자가 현업에서 오래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쳐야죠, 한마디로. 생각해 보세요. 저 사람이 미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잘해요. 그럼 그 사람 관리자 시키겠어요? 아니에요. 그냥 개발자 계속 하세요, 할 거예요. 그 사람이 관리자가 되면 두 사람을 더 뽑아야 하니까. 개발 계속하라고 윗사람들도 환경을 만들어주겠죠. 당연하죠. 미쳤는데. ㅎㅎ 근데 미치지 않고 어영부영이다, 그럼 ‘좀 생각해보자’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죠?

공부량 보다는 미치면 돼요. 그리고 40대가 넘어가면 깊이있게 미치게 됩니다. 이건 무서워요. 왜냐하면 여기서 미치면 작품이 나오거든요. 그렇잖아요? 소설가나 영화감독 그런 사람들도 보면 미친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작품이 나오는거거든요. 그런 사람들 무섭잖아요.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인프런에도 아마 있을 거예요. 인프런도 환경이 되잖아요. 개발만 열심히 하면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도 틀림없이 미친 사람이 나올 겁니다. 경력이 한 15년 20년 되어서 미치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전 그렇게 봐요. 제 경험으로는 그래요.

관리직으로 가지 않고 실무 개발자로 60세 이상까지 일하는 게 가능할까요?

그거는 개인마다 환경마다 달라요. 어느 정도 지나면 관리해주길 원하는 환경이나 조직이 있겠죠. 개발에 미쳤다 하더라도 조직에서는 그럴 수가 있겠죠. 예를 들면 개발자는 관리자하고 다르다는 조직도 있지만 아닌 환경도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제가 겪었던 환경에서는 계속 실무자로 일할 수 있었어요.  

개발자가 은퇴가 빠르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인가요?

그건 조직에 따라 달라요. 저하고 2000년대 초반에 스터디를 같이 한 여성분이 있어요. 지금도 자주 인사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거든요. 근데 계속 개발자로 일하세요. 그러니까 조직에 따라 달라요. 일관되게 이야기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러나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치면 조직이 알아서 해줘요. 그렇죠? 일에 미쳐서 일하면 웬만한 회사는 본인이 하고 싶은거 하게 해주지 않을까요? 

개발에도 여러가지 분야가 있는데요. 본인에게 맞는 분야를 잘 찾는 팁이 있을까요? 

체험을 해보길 추천해요. 본인이 느끼는 수밖에 없어요. 책보고 결정한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까 제가 20년을 일하고 난 뒤에 웹과 사용자 중심으로 간다는 결정을 했던 것처럼 체험을 통해서 내 DNA에 맞는 게 뭔지 찾아야죠. 앞으로 깊숙하게 파고들 건데, 5년, 10년을 파고 그 이후로도 계속 파고들 분야인데 ‘내 DNA에 맞는게 뭐냐?’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죠.

지금 옆에 30대 개발자가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본질에 충실하십시오. 기본에 충실하십시오. 기초가 아닌 기본입니다. 기본을 조금 더 본질적으로 접근하시면 그러면 거기서부터 실력이 쌓일 것입니다. 너무 심플한가요? 그러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본에 들어가려면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셔야 됩니다. 클론해서 빨리 만든다, 그런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절대로 기본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날코딩이라고 하죠? 바닐라(Vanilla) 코딩도 직접 하면서 밤도 새우고. 이거보다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없을까, 도대체 얘네들이 이걸로 뭘 하는 건가 이런 본질을 파고 들어가셔야 돼요. 그런 DNA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을 불태워가면서 본질을 잡으셔야 돼요. 

그런 DNA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죠? ㅎㅎ

없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로 가셔야 해요. 관리자로 가시든지 그렇지 않으면 DNA를 만드시든지. 본인의 DNA를 바꾸는 거죠. DNA를 바꾸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열심히 하면 바뀌어요. 저도 처음부터 개발자 DNA는 아니었을 거 아니에요. 오랜 경험 동안 파고들면서 개발자 DNA가 만들어진거죠. 그렇게 만들어가시면 돼요.

적어도 2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십몇년이라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동안 열심히 하시면 돼요. 예를 들어서 스포츠를 좋아하신다고 하면, 스포츠도 하시면서 하면 돼요. 그런데 40살이 넘어가면 아마도 자신이 위기감을 느껴서 스스로 몰입하게 될 겁니다.

어떤 부분에서 위기를 느낄까요? 

제가 40살이라면 지금 입사하는 사람이랑 열 몇살 차이 나잖아요? 그런데 기술적으로는 그 사람이랑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 엄청나게 똑똑해요. 전공을 하든 안 하든 입사하기 전에 제가 십 몇년 동안 배웠던 거 다 알고 들어와요. 똑같아요. 

5년도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본인은 여기서 열심히 일했지만, 요즘 입사하는 사람들 보면 다 알고 들어와요. 특히 요즘 동영상이나 책 같은 것도 좋은 게 많이 나오니까요. 십몇년 차이는 차이가 없는 겁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그래요. 

차라리 경력 10년 정도 된 사람들은 제가 덜 조심해요. 여기는 조금 굳은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신입으로 들어와서 2, 3년 된 사람들은 날아다니는 사람들이에요. 생각도 신선하죠. 기술도 흡수가 빠르죠. 알고 있는 것도 많죠. 

왜냐하면 사회적 환경 때문에 그래요. 부모님 세대와 자식 세대를 보면 자식 세대가 똑똑하잖아요.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 주니까. 초보자라고 업신여기거나 무시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연차별로 퇴근하고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퇴근하고요? 퇴근하고 전 일했어요.ㅎㅎ. 창피하네요. 그냥 퇴근 안했어요. 이 시간이 더 재밌는 거예요. 집에 가서 게임하는 것보다, TV 보는 것보다 이게 더 재밌는 거예요. 이게 취미에요. 그러니 돈 주는 사람도 고맙죠. 저 사람 100원 더 주고싶지. 그래서 다음에 또 불러주고 그런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돼요. 나는 등산가는 것보다 집에 와서 프로그래밍 하는 게 더 좋은데 당연히 안가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게 행복한 시간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 행복한 거 아니에요? 저는 등산 가고 여행 가고 영화 보는 것보다 이게 더 재밌는데. 그럼 이걸 해야죠. ‘이걸 해야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거죠. 자연히 손이 가죠. 그리고 얘는 또 접근성이 좋아요. 아무데서나 다 돼. 그러니까 얼마나 좋아요. 최근 20년은 그렇게 살아온 것 같아요. 가족들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양해를 구해야겠죠. 

최근 들어 제일 관심을 갖고 있는,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요?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요? 글쎄요. 사용자하고 얼마만큼 가깝게 갈 수 있느냐, 그것도 어떻게 보면 평생을 걸쳐서 제가 고민하고 배워야 할 부분이죠. 최근에는 머신러닝을 어떻게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할거냐는 문제에도 관심이 있어요. 

지금 집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동영상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집중하는 이유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책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인데요. 하나는 지식에 대한 공유죠. 돈을 벌려는 건 그 다음 순번이고요. 정말 정확한 지식을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것. 특히 개발을 시작하는 사람들한테는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거든요. 대충 하려고 하면 나중에 결국 알게 돼요. 아, 내가 틀리게 알았다는 것을. 그동안 그 사람은 틀린 걸 자기가 옳다고 믿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정확하게 알려면 기본의 근본까지 파고들어야 해요. 

그러면 결국 저의 기본도 다져져요. 그래서 저는 강의를 만들 때,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려요.

선생님 강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 강의의 기본적인 방향은 ‘넓게 깊고 디테일하게’에요. 자바스크립트를 여기서 몽땅 다 다루겠습니다. 이것만 보십시오. 그러면 95% 이상을 다 아실 수 있어요. 책 7,8권씩 사지 마십시오. 책에서는 모든걸 다 다루지 않아요. 못 다뤄요. 책의 분량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동영상이니까 시간이 플렉시블(flexible)하잖아요. 제 바이블 강의의 특징입니다. 이것만 보시면 자바스크립트의 마침표를 쾅 찍을 수 있어요. 

제가 만약에 영업하는 사람이라면 99%라고 이야기했을 거예요. 어디서 어떻게 빠질지 모르니까요. ㅎㅎ 그래서 조심스럽게 95%라고 표현했어요. 동영상 열심히 만들게요.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김영보 님의 발자취가 궁금하다면,

- 김영보님의 <자바스크립트 바이블>
- 개발자 김영보님의 영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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