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vvonni

2차 효과는 피할 수 없다: 디자이너가 설계할 것은 ‘회복력’

통제 불가능한 세상에서 ‘손 놓지 않는’ 방법서비스를 설계할 때 우리는 늘 “이 버튼을 누르면 전환이 오를 거야”, “리뷰 리워드를 주면 후기 수가 늘 거야” 같은 1차 효과를 기대한다. 그런데 현실은 대부분 2차 효과로 돌아온다. 사람들이 우리의 의도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보상과 규칙이 만드는 가장 쉬운 길을 찾아 움직이기 때문이다.문제는 간단하다. 2차 효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을까?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해서 손을 놓을 수는 없다. 디자이너가 할 일은 “완벽 통제”가 아니라, 부작용이 생겨도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이 글은 그걸 위해 꼭 알아야 할 5가지 렌즈(Perverse incentive, Cobra effect, Goodhart, Campbell, Reward A hoping for B)를 배달앱 리뷰 사례로 설명하고, 마지막에 “디자이너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한다. 배달 리뷰 리워드가 ‘역효과’로 변하는 이유0. 먼저 A와 B를 나누자B(진짜 목표): 주문 전에 도움이 되는 리뷰가 늘어나서, 사용자의 실패 주문이 줄어드는 것A(우리가 실제로 보상하는 것): “리뷰를 작성했다”는 사실(개수), 혹은 별점 평균 같은 쉬운 지표여기서부터 대부분의 문제가 시작된다. 1. Reward A, hoping for B: A를 칭찬해놓고 B를 기대하는 실수배달앱에서 흔한 문구: “리뷰 쓰면 서비스 드려요.”이건 사실 “리뷰 작성(A)”을 보상하면서, “유용한 리뷰(B)”가 늘어나길 기대하는 설계다.하지만 사용자는 이렇게 최적화한다:혜택을 받는 가장 쉬운 방법 = 짧게라도 리뷰를 남기는 것   그 결과 “맛있어요/굿/재주문각” 같은 리뷰가 쌓이고, 리뷰 수는 늘어도 정보 가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2. Goodhart’s Law: 숫자가 목표가 되면 숫자만 올리는 요령이 생긴다리뷰 ‘수’가 목표가 되는 순간, 리뷰는 정보가 아니라 점수판이 된다.최소 노력으로 점수를 올리는 방법: 복붙, 한 줄, 의미 없는 사진KPI는 상승하지만, 구매 결정에 도움은 줄어든다.즉, “리뷰가 늘었다”는 숫자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리뷰가 늘어서, 사용자가 더 잘 선택하게 되었나?” 3. Campbell’s Law: 걸린 게 크면(돈/노출/평가) 왜곡·조작이 늘어난다별점/리뷰가 노출·매출·패널티와 직결되는 순간, 평점은 정보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걸린 전장’이 된다.“별점 올려주면 서비스 더 드릴게요” 같은 거래 유인이 생기고경쟁/불만이 쌓이면 별점 테러, 분쟁, 의심 사례가 늘어난다.리뷰 요청 카드/메시지가 ‘별점 5점이면 서비스’처럼 사실상 거래가 되는 순간, 평점은 쉽게 왜곡된다.핵심은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것. 4. Cobra effect: 문제를 줄이려다 문제를 키우는 루프가 생긴다코브라 효과는 “문제를 없애려고 보상을 걸었더니, 누군가 그 문제를 ‘생산’해서 보상을 타먹는” 패턴이다.배달 리뷰에서 이게 강하게 나타나는 순간은 보통 이럴 때다:리뷰 보상이 확정적이고(100%)검증/상한이 약하고어뷰징 ROI가 높을 때(다계정/반복 주문/형식 리뷰 등)배달 리뷰는 대체로 Goodhart/역인센티브에 가깝지만, 다계정·반복 주문·리뷰 공장처럼 ‘리뷰를 생산’하는 구조가 붙는 순간 코브라 효과에 가까워진다. 5. Perverse incentive(역인센티브): 숫자는 좋아졌는데 가치가 나빠지는 결과정리하면, 배달 리뷰 리워드는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다.리뷰 수는 늘었는데리뷰 신뢰가 떨어져사용자는 더 자주 실패 주문을 하고CS/환불/불만이 늘어난다.이게 역인센티브(Perverse incentive)다. “좋아지려고 한 설계”가 “나빠지는 결과”를 만드는 것. 결론: 디자이너는 ‘통제’가 아니라 ‘회복력’을 설계한다2차 효과를 0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일까?디자이너는 결과를 완벽히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부작용이 생겨도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다.그걸 위해, 제품 안에 3가지를 심어야 한다.가드레일(Guardrails): KPI와 함께 품질/신뢰/안전 지표를 같이 둔다.예: 리뷰 수↑와 함께 (저품질/복붙 비율, 신고율, 리뷰 열람 후 주문 전환, CS 분쟁)을 동시에 본다.속도 조절 장치(Controls): 상한/쿨다운/검증/정렬 보정한다.“예: 단순 리뷰 작성이 아닌, "맛/양/포장/배달 체크+한 줄 코멘트" 같은 정보성 리뷰를 입력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롤백과 학습 루프(Recovery loop): 이상하면 멈추고, 규칙을 업데이트한다.예: 중복률/신고율이 임계치를 넘으면 즉시 ‘보상 조건 강화’ 또는 ‘상단 노출 로직 변경’을 적용한다. 2차 효과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설계할 수 있는 건 있다. 안전하게 실험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시스템. 그게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통제’일 것이다.  디논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독서모임 링크 ⬇https://inf.run/owwZX

UX/UIUIUX심리학UX디자인인프런챌린지독서모임디논

채널톡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