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엔진 6의 핵심 벌스(Verse) 이해하기
안녕하세요. "이득우의 언리얼 프로그래밍" 강사 이득우입니다.얼마 전 에픽게임즈에서 언리얼 6에 대한 향후 계획을 공유하며 굉장히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지요.관련 링크 : https://www.unrealengine.com/news/the-road-to-ue-6여러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프로그래머 분들이라면 언리얼 6의 핵심인 벌스(Verse)에 대해 궁금증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침 제 강의 게시판에 이에 대한 제 의견을 여쭤보신 분이 계셔서, 제 생각을 아래에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사실 수강생 입장에서 궁금해하실 핵심 질문은 아래 두 가지인 것 같아요.언리얼 개발자는 앞으로 벌스를 배워야 하나요?벌스가 등장하면 C++ 공부는 필요 없지 않나요?결론만 말씀드리면 벌스는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C++ 게임 코드를 만드는 능력은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우선 왜 벌스를 공부하는 게 좋은지 정리해 봤습니다.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긴 이야기를 풀어야 해서, 단락을 구분해 하나씩 정리해 봤습니다. 1. 벌스는 언제부터 개발되었나? 에픽게임즈는 벌스로 시작하는 새로운 게임 개발 방식을 꽤 오래전부터 구상해 왔습니다.그리고 3년 전인 2023년에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에 이를 탑재한 UEFN(Unreal Editor for Fortnite)을 발표했지요. 당시 저는 에픽게임즈와 함께 UEFN 강의도 만들고, 이후에는 직접 게임을 만들어 전 세계 1위를 달성해 보았기에 사실 이번 언리얼 6의 발표가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래 묵혀둔 학습지를 다시 꺼내 본 느낌이라 친숙합니다. ㅎㅎ)'벌스가 무엇인가'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에 온라인 멀티플레이 시스템을 탑재한 게임 개발 시스템입니다.에픽게임즈의 수장인 팀 스위니 대표는 예전부터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로 게임 개발 방식을 바꾸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분이 컨퍼런스에서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인 하스켈(Haskell)을 설명하며, C++ 중심의 게임 개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6년입니다.그 후로 20년간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게임 개발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왔고, 이제 이것으로 게임 판도를 뒤엎으려 한다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그렇다면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인 벌스는 어떤 점이 뛰어나길래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는지, 나름의 핵심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30년간 게임 프로그래밍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2. 게임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2000년대 들어 PC가 대중화되면서 게임 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게임 제작에 3D 그래픽 도입이 확대되고 MMORPG 같은 대규모 서비스가 등장했지요.그런데 당시는 GPU 개념이 막 정립되던 시기라, 저사양 컴퓨터에서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OS와 직접 소통하는 C++ 같은 네이티브 언어의 사용이 필수적이었습니다.웹 기반의 일반 IT 산업은 자바, 파이썬, 자바스크립트처럼 안전한 신생 언어를 기반으로 수많은 개발자를 양성하며 동반 성장했습니다. 반면, 메모리에 한 번만 잘못 접근해도 바로 크래시가 나는 C++을 고수해야 했던 게임 산업은 생산성 면에서 큰 병목을 겪었고, 게임 제작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되었습니다.그러다 2010년쯤부터 개발 방식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하드웨어 사양이 충분히 좋아지면서, 이제 OS에 직접 접근하기보다 일반 IT 산업처럼 가상 머신(Virtual Machine)을 거쳐 안정적으로 개발해 생산성을 높이자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입니다.이 변화의 대표 주자가 바로 제가 2012년도에 몸담았던 회사인 유니티(Unity)입니다. 유니티는 영리하게 검증된 가상머신인 .NET 런타임을 사용해 개발 생산성을 크게 올렸고, 마침 불어온 앱스토어 붐과 맞물려 수많은 게임 개발자가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습니다. "게임 개발의 민주화"라는 슬로건이 이 때 등장합니다.언리얼 엔진도 곧 이 열풍에 동참합니다. 2013년, 자체적으로 'Unreal VM'이라는 런타임을 제작하고, 그 위에 다루기 쉬운 비주얼 스크립팅 시스템인 블루프린트(Blueprint)를 탑재한 언리얼 엔진 4를 발표합니다.양대 엔진이 모두 이 방식을 채택하면서 가상 머신 기반의 프로그래밍은 보편적인 개발 구조로 자리 잡았고, 전문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안전하게 게임 로직을 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엔진 코어를 다루는 시스템 프로그래머와 게임 로직을 다루는 콘텐츠 프로그래머가 협업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작년에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33 원정대'를 들 수 있습니다.33 원정대 개발기 : https://www.unrealengine.com/developer-interviews/inside-the-development-journey-of-clair-obscur-expedition-33?lang=ko 3. 벌스가 제시하는 차세대 게임 개발 패러다임이런 가상 머신 기반의 전환은 이전보다 개발 생산성을 분명히 높여주었지만,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건 아닙니다.안전하게 예외 처리를 해준다는 건 '크래시만 안 날 뿐'이지, 개발자가 모든 상황을 미리 예측해 코드로 대비해두지 않으면 게임이 멈춰버리는 치명적인 문제는 여전하니까요.게임은 점점 대형화되어 가는데, 개발자 한 명이 깜빡하고 놓친 실수 때문에 게임 전체가 먹통이 될 가능성은 늘 잠재해있는 것이죠.사실 이 문제에는 딱히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었습니다. 게임을 만들고 실행한 뒤(Runtime), 문제가 터지면 그제야 발견해서 수정하고 다시 배포하는 '무한 루프'를 돌 수밖에요.게임을 어느 정도 만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익히 경험해보셨을 텐데, 이 작업은 고차원적인 연구라기보다 사실 반복 노동에 가깝습니다. 결국 이 과정이 게임 제작 생산성을 저해하는 주범이라는 점은 크게 변하지 않은 셈이죠.에픽게임즈는 바로 이 문제를 벌스(Verse)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해결할까요?간단히 요약하면, 게임을 실행한 시점(Runtime)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말고, 코드를 짤 때부터(Compile time) 컴파일러가 미리 감지하도록 구조를 바꾸자는 겁니다.이것이 바로 팀 스위니 대표가 20년 전부터 "게임 개발에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던 핵심 내용입니다.그렇다면 함수형 프로그래밍은 도대체 어떤 점이 다르길래 이런 게 가능하다는 걸까요? 4.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의 특징공식 문서에서는 벌스(Verse)를 다음 한 마디로 설명합니다."Everything is an Expression (모든 것은 표현식이다)"C++이나 C# 같은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의 구현 코드는 크게 문장(Statement)과 표현식(Expression)으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a = 10이라는 코드는 컴퓨터에 대고 "a에 10을 넣어라" 하고 명령을 내리는 '문장'입니다.명령을 수행할 뿐, 이 코드 자체가 어떤 결괏값을 뱉어내지는 않죠. 이를 문장(Statement)이라고 합니다.반대로 '표현식'은 스스로 값을 만들어냅니다.5 > 3이라는 코드는 실행되면 true 혹은 false라는 값을 만들어내죠.5 + 3도 마찬가지로 8이라는 값을 뱉어내고요.여기서 리턴 타입이 void인 함수가 참 애매해집니다. 분명 함수인데 결괏값(Output)이 없는 이상한 상황이니까요.우리가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배운 함수(Function)는 값을 넣으면 반드시 결괏값이 나와야합니다. 그런데 void 함수의 겉모습은 표현식같지만, 실제로는 값이 없는 문장의 성격을 지닌 기묘한 존재입니다.그러다보니 수학에서의 함수와 프로그래밍에서의 함수는 원래 의도와 다르게 이름만 같은 '동음이의어'처럼 쓰여왔던 것이죠. 벌스는 바로 이 점을 바로잡자는 겁니다. 과감하게 코드에서 문장을 없애고, 모든 코드를 표현식으로 통일했습니다.C++이나 C#에서 a = 10은 단순한 문장이었지만, 벌스에서는 '결괏값이 10인 표현식'이 됩니다.리턴값이 없는 void 함수 역시 벌스에서는 'void 타입'이라는 텅 빈 결괏값을 반환하는 엄연한 표현식으로 취급합니다.이렇게 문장의 개념을 지우고 모든 것을 표현식으로 처리하는 구조가 바로 '함수형 언어'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함수형 언어에서는 모든 코드를 명확한 값으로 추적할 수 있기에, 코드가 거대하게 쌓여도 견고하고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짤 수 있게 됩니다.5. 벌스가 만드는 안정적인 코딩 환경 예시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내 인벤토리에서 랜덤으로 아이템을 하나 꺼내오는 함수를 만든다고 가정해 봅시다.이 함수를 만들 때 프로그래머는 당연히 '어떤 알고리즘을 써서 랜덤하게 아이템을 잘 가져올까?'만 고민하는 게 맞습니다.기능 명세가 딱 그러니까요.하지만 실제로 구현할 때, 대부분의 프로그래머 머릿속에는 "만약 인벤토리가 비어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그래서 함수 맨 위에 인벤토리가 비어있는 경우를 대비한 예외 처리 코드부터 넣게 되죠. 예외 처리를 깜빡했다가 나중에 어떤 버그나 크래시가 터질지 예측이 안 되니까요.하지만 벌스(Verse) 세계에서는 컴파일러가 "이 코드는 아이템을 가져오다가 실패할 수도 있겠는데?"라고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가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할지' 대응 로직을 짜두지 않으면, 아예 빌드가 안 되도록 컴파일러가 퇴짜를 놓습니다.내가 실수하더라도 어짜피 벌스 컴파일러가 길을 막고 알려줄 테니, 프로그래머는 일단 핵심 로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컴파일러의 안내에 따라 비어있는 경우의 예외 처리를 메꿔주면 작업은 안정적으로 끝나겠지요.이렇듯 벌스에서는 위험한 상황을 컴파일러가 미리 파악해 짚어주기 때문에, 안전성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습니다. 6. 벌스 언어의 실패 개념이런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해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건, 기존 방식에 익숙한 프로그래머들에게는 거대한 도전입니다. 지금도 잘 쓰고 있는데, 새로운 걸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니 학습 비용과 전환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에픽게임즈 역시 이 방향이 올바른 길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고객들에게 함수형 언어를 제시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벌스(Verse)에 강력한 프레임워크를 탑재하고 우리를 믿고 한 번 써보라며 엄청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어떤 점이 벌스의 강력한 장점인걸까요?우선 벌스라는 언어가 가진 독특하고 강력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실패(Failure)'라는 개념입니다.C++이나 C# 같은 언어에는 참(true) 아니면 거짓(false)을 다루는 불리언(boolean) 타입이 있습니다.하지만 벌스는 특이하게도 '참이 아니면 모두 '실패'로 취급합니다.예를 들어 if (5 > 3)이라는 표현식에서 5 > 3은 참입니다.그런데 반대 상황인 5 < 3이라는 코드는 벌스에서 '거짓'이 아니라 '실패'가 됩니다."도대체 거짓과 실패가 무슨 차이인데 이렇게 바꿔야했을까?" 싶을 겁니다.문장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께요. 우리가 if문을 쓴다는 건 결국 개발자가 어떤 조건을 '예측'하고, 그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작성하는 코드입니다. 그래서, 내 예측과 어긋나는 결과는 전부 다 '실패'로 간주하자는 거죠.이해를 돕기 위해 if문 안에 세 개의 명령을 연달아 넣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개념도 좀 생소하실 텐데, 벌스는 특이하게 if 괄호 안에 여러 명령어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a = a + 10a++getRandomInventory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가져오기)기존 C++이나 C# 프로그래밍에서는 3번 함수에서 에러가 나든 말든, 이미 1번과 2번 코드가 실행되었기 때문에 if문을 통과하는 순간 a 값은 변합니다.코드 실행하기 전에 a에 10의 값이 들어가있었다면, a의 값은 21이 될겁니다. 하지만 벌스는 다릅니다. 만약 마지막 3번 함수가 '실패'하면, 앞서 실행됐던 1번과 2번의 결과까지 전부 무효로 만들고 a값을 원래 상태로 완전히 되돌려 놓습니다. 이를 롤백(Rollback)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3번이 실패했다면 벌스에서 a의 값은 10이 됩니다.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처럼, 코드 실행 도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는 '롤백(Rollback)' 기능이 바로 벌스가 가진 강력한 무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7. 벌스의 강력한 트랜잭션 기능그렇다면 왜 게임 프로그래밍에 굳이 '롤백' 기능이 필요할까요? '거짓' 대신 '실패'라는 생소한 개념을 쓰면 기존 프로그래머들이 혼란스러워할 텐데 말이죠.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코드 몇 줄 더 편하게 짜자고 만든 게 아닙니다.궁극적으로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발생하는 가장 복잡하고 골치 아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입니다.벌스의 롤백 개념이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 제작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유저 A와 유저 B는 인게임에서 아이템을 거래하기 위해 3~4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A는 물건을 올리고, B는 금액을 제시하고, 서로 흥정하고, 금액을 추가하고 빼다가 결국 서로 동의해서 최종 수락 버튼을 누르는 복잡한 과정이 발생하겠죠.그런데 수락을 누른 순간, 유저 B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바람에 네트워크가 끊겨버렸습니다.기존 언어로 이 기능을 구현할 때는 모든 거래 과정을 추적하는 기능을 구현해 두어야 합니다.네트워크가 끊기기 직전까지 오간 아이템과 골드 데이터를 추적했다가, 다시 원래 주인들의 인벤토리로 원상복구 시켜주는 코드를 구현해야 하죠.하지만 벌스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네트워크 끊겼으니 이 거래는 '실패'다"라고 알려주면 끝입니다. 그러면 그 직전까지 수행되었던 복잡한 거래 과정들은 알아서 안전하게 자동으로 롤백됩니다.개발자는 그저 거래가 완전히 '성공했을 때'와 '실패했을 때'라는 딱 두 가지 상황만 신경 쓰면 됩니다.이처럼 거래의 무결성과 안전성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기능을 트랜잭션(Transaction)이라고 합니다. 네트워크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예외 상황들을 알아서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강력한 기능입니다.이 외에도 벌스가 제공하는 독특한 기능이 꽤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공식 문서를 포함해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보세요.온라인 책 : https://verselang.github.io/book/ 8. 벌스는 배워야 하는가?지금까지 벌스가 가진 주요 특징을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이제 처음에 던졌던 질문에 답을 드릴 때가 되었네요. "그래서 벌스는 꼭 배워야 하나요?"만약 여러분이 프로그래머라면, 단순히 벌스(Verse)라는 언어의 문법을 학습하는 것보다 "에픽게임즈는 왜 이런 판을 짜는가?"를 고민해보시는 게 중요합니다.앞서 말씀드렸듯 벌스가 던지는 새로운 화두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건, 지난 30년간 게임 프로그래밍 역사가 겪어온 고민과 경험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과 같으니까요.만약 제가 회사에서 면접을 본다면, 이 주제를 가지고 지원자분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것 같습니다. 에픽게임즈가 추구하는 이런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가 언리얼 엔진도 넓은 시야로 잘 다룰 수 있을 테니까요.그렇다면 "앞으로 현업에서 벌스를 많이 쓰게 될까요?"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확답을 드리기가 조심스럽습니다.누군가 훌륭한 기술을 만들어냈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들이 비용을 들여 그걸 배워야 하느냐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거든요. 결국 그 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사업의 방향성'이 타당해야 학습의 가치도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현업에서 언리얼 엔진 6를 도입하고 벌스를 핵심 도구로 활용할지의 여부는 기술적인 우수성을 넘어, 결국 사업적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긴 하지만, 이 글의 주제를 벗어나는 내용이라 이번에는 담지 않겠습니다. 9. 앞으로 C++은 쓸모없어지지 않나요?흔히 프로그래머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결국 핵심은 '문제 해결 능력(디버깅)'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아마 회사가 원하는 인재도 벌스(Verse)를 사용해 게임을 만드는 사람보다, 벌스로 인해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사람일 겁니다.그렇다면 "기존 C++ 코드는 다 버려야 하나?" 하고 걱정하실 수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벌스의 '롤백 가능한 함수' 개념은 C++에는 없지만, 에픽게임즈는 일반 C++ 함수를 벌스의 롤백 함수로 변환해 빌드해 주는 LLVM 컴파일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언리얼 C++ 프로그래밍 방식은 거의 그대로 유지될 겁니다. 엔진 소스도 크게 바뀔 일이 없고, 단지 이를 빌드하는 방식만 달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벌스는 C++의 역할인 로우 레벨에서 API를 직접 작성하는 일을 담당하기보다, 블루프린트처럼 게임의 실행 흐름과 게임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기존 블루프린트와 달리 텍스트 기반 언어라, 앞으로 AI가 상당 부분 알아서 자동으로 짜줄 확률이 높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으로 뼈대를 단단하게 받쳐줄 C++ 작업의 비중과 가치는 여전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그래서 제 인프런 강의 "이득우의 언리얼 C++"를 들으시는 수강생분들은, 지금처럼 C++만으로 날것의 개발을 연습하는 훈련을 지속하시고 좋은 결과 맺으시길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이득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