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맛비님.
그동안 맛비님의 강의를 들으며 정말 많이 배울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1~3번째 강의는 연구원 계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많은 고민을 하다 현직자이신 맛비님의 생각을 여쭙고 싶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올해 3월부터 학연과정으로써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디지털회로설계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연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대학원에서는 이론적인 수업만 듣고, 그외의 과제참여 또는 개인 프로젝트는 연구원에서 진행중에 있습니다.
다만 대학원 진학전 갑작스럽게 부서가 변경되어 verilog가 아닌 chisel을 주로 사용하여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저는 박사까지의 연구가 아닌, 석사과정을 마치고 취업을 하기위한 목표로 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가 접한 chisel에 대해 공부하면서 알아보았을때, 대부분의 산업계에서는 아직 chisel을 다루지 않는것 같아 자꾸 의구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chisel을 공부하면서 서브로 verilog과 system verilog를 공부하여 개인 프로젝트로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금은 현재 과정을 그만두고 vlsi, soc 즉 verilog와 system verilog 를 중점적으로 하는 연구실로 새롭게 진학을 할까 고민중에 있습니다.
물론 1년 늦게 졸업하겠지만 큰 손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 HLS가 뜨고있는 가운데 너무 섣부른 판단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실제 현업에 몸담고 계신 맛비님의 생각을 여쭙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수업과는 거리가 먼 질문이라는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맛비님께 부담을 드리려는 의도는 아니라는걸 꼭 말씀 드리고싶습니다.(정말 정말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제 인생은 제가 책임져야하고 맛비님의 생각은 당연히 참고로써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맛비님이 생각하시기에 현재 산업계에서 chisel은 어느정도 인지, verilog쪽의 전문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chsiel을 공부하였을때 메리트가 있을지가 궁금하였습니다.)
이러한 글을 써보는 것이 처음이라 두서없이 작성한 것 같습니다. 혹여나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
먼저 설계독학 강의를 성실히 따라와 주셔서 더욱 감사드립니다.
지금 보내주신 고민은,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로에서 마주하는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학부나 대학원에서 선택한 도구와 연구 주제가 향후 진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어떤 결정을 해야 현명할지를 고민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래에 제 경험과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의견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정답 아닙니다 하하)
1. Chisel이라는 언어의 위치와 전망에 대하여
Chisel은 분명히 좋은 언어이고, RISC-V 생태계의 성장과 함께 연구계 및 스타트업,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사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Rocket-chip, Chipyard, Espresso와 같은 RISC-V 기반 오픈소스 설계들이 Chisel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설계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산업 전반에서의 사용률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국내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의 RTL 팀에서는 여전히 Verilog/SystemVerilog가 중심이고, Toolchain 또한 이에 맞춰 돌아갑니다. 특히 Verification 환경은 SystemVerilog UVM 기반이 대부분이고,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HDL 사용 능력은 필수로 요구됩니다. 현재 현업에서는 HLS 툴은 유료툴을 사용합니다. 제 경험상 3개의 Tool 을 사용해 봤고요. Catapult, Vitis, Stratus HLS 를 사용했었습니다.
즉, Chisel 이라는 언어 만으로는 단기적인 취업 시장 관점에서는 Chisel 단독의 역량은 메리트를 주기 어려워 보입니다.
2. 현재 위치에서의 선택: 계속 갈지 or 전환할지 ?!
Chisel을 주로 사용하는 부서에 소속되어 있으시고, 연구 과제도 이에 맞춰 이루어지고 있다면, Chisel 기반의 프로젝트 완성과 이를 통한 설계 능력 입증도 하나의 경로입니다. 다만, 목표가 명확히 취업에 있다면, 그리고 그 취업이 일반적인 반도체 설계 분야라면, Verilog/SystemVerilog 기반의 ASIC or SoC 설계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우선순위가 됩니다.
따라서 지금의 위치에서 Chisel을 병행하며 Verilog도 개인적으로 학습하거나, 혹은 전공 연구실 자체를 전환하여 좀 더 명확히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언어와 툴셋 중심으로 학습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도 충분히 타당합니다. 말씀처럼 1년 늦어지는 것은 전혀 큰 손실이 아닙니다. 방향이 맞으면, 시간은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3. HLS와의 관계에 대하여
요즘 HLS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RTL 설계자의 수요를 대체할 정도로 성숙된 분야는 아닙니다. 오히려 RTL 설계자의 시야를 넓히는 보완적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즉, HLS가 있다고 해서 Verilog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RTL을 잘 아는 사람이 HLS를 다루면 훨씬 유리한 구조입니다. Chisel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어떤 하드웨어를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가”가 본질입니다.
4. 결론
지금 위치에서 Chisel만으로 커리어를 준비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목표가 분명한 만큼, Verilog/SystemVerilog 기반의 연구실로의 전환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서라도 산업계에서 쓰이는 도구와 언어를 기반으로 설계 역량을 기르는 것이 취업과 이후 경력에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Chisel은 RISC-V를 포함한 특정 설계 생태계에서 병행하여 학습하면 좋은 보조 무기 정도로 접근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말씀처럼, 모든 선택은 본인의 몫이고, 저의 이야기는 참고일 뿐입니다. 다만 그 고민을 나눠주셨기에 저 역시 최대한 성의 있게 응답드리고 싶었습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올바른 방향을 잘 잡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하세요!!
답글
rlgns7515
2025.07.18정말 자세하고 정성스럽게 설명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생각을 정리하는데 너무 큰 도움이 되었고, 제가 수강한 수업이 맛비님의 수업이었다는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꼭 좋은 선택을 하여, 좋은 결과를 얻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바쁜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