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방의 모 중견기업에서 HW 개발로 입사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대기업 계열)
원래는 건설회사에서 기전팀으로 일을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업직종을 전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대학 시절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회로이론, 전자회로, 전기전자물성론, 전력전자공학, 마이크로프로세서 및 실습, C언어, 전기기계 등의 과목을 재밌게 들었었고, 성적도 좋았던 점을 살려서 HW 개발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사해서 일을 해보니.. 회사 자체에서 주어지는 개발 건이 거의 없고.. (매출은 약 1200억쯤 하는 회사입니다), OEM 베이스의 EMS 사업 위주로 진행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재직한지는 약 3년쯤 되갑니다)
하여 저에게 주어지는 대부분의 일이 설계관리에 가깝고..(회사 연구소 소속입니다), 회사에 개발자 분들도 정말 몇 남지 않으셨습니다.(연구소 14명 중 순수 개발은 4분 밖에 안 계십니다)
저의 업무는 정말 다양한데.. 깊이가 없어 항상 고민입니다.
공정관리, 품질업무 기술 자문, 품번 체번, 품번 관리, 원가 절감, 생산 기술, 생산 지그 제작, 양산 라인에 기술 지침 및 가이드 제공, 기술 메뉴얼 작성, 고객사(기술사) Sample 제작 관련 업무 진행 주재..
이직을 하자니, 설계관리나 공정관리, 양산이관 엔지니어쪽으로 가야하는데.. 저는 HW개발이 하고 싶고, 전기전자 이론에 현재도 흥미를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제 이력으로는 연구개발쪽 커리어가 희미한 것은 충분히 알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저 스스로 공부하고 회사에서 도와주지 않더라도 계속 기술을 익혀나가려고 노력하려 합니다.(포트폴리오 구성)
그래서 일단은 강의를 열심히 듣고, 제 업무환경을 살려서 한샘디지텍이라던가 이런 업체에 PCB 발주도 직접 내고 수땜도 직접하고, 필요하다면 사내 SMT 라인에 SMT 의뢰도 하고, 사내 신뢰성 환경 장비를 통해 여러 테스트도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천해주실만한 제가 학습할 내용이나, 강의 같은 것들이 있으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떤 조언도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제어쟁이입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지실 수는 있지만 커리어가 막힌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HW 개발자로 가고 싶다는 방향이 분명하고, 전기전자 이론에 대한 흥미도 아직 살아 있고, 회사 안에서 PCB 발주, 수땜, SMT 의뢰, 신뢰성 장비 테스트까지 해볼 수 있는 환경이 있다는 건 꽤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 업무가 순수 회로설계라기보다는 설계관리, 양산 대응, 공정, 품질, 원가, 생산기술 쪽에 가까워서 개발 경력이 희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제품이 실제로 양산되기 위해 필요한 전체 흐름을 알고 계신 거예요. 많은 신입 HW 개발자들이 회로는 그릴 줄 알아도 양산, 품질, 공정, 지그, 신뢰성, 원가 쪽 감각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개발자로 이직할 때도 분명히 차별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이 경험을 그냥 잡무처럼 보이게 두면 안 되고, HW 개발 관점으로 다시 정리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생산 지그를 만들었다면 단순히 지그 제작이 아니라 검사 목적, 회로 구성, 측정 항목, 테스트 방법, 개선 결과까지 정리해두는 식입니다. 샘플 제작을 진행했다면 고객 요구사항, 회로 검토 내용, 제작 과정, 이슈, 수정 방향까지 기록해두면 포트폴리오 재료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학습 방향은 크게 네 가지로 잡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회로설계 기본기를 다시 단단히 잡는 것입니다.
전원회로, MCU 주변회로, 센서 인터페이스, 보호회로, 통신회로 쪽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실무에서는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회로가 중요합니다. DC-DC 컨버터, LDO, MOSFET 스위칭, 역전압 보호, TVS 다이오드, 풀업 풀다운, ADC 입력단, UART, I2C, SPI, CAN 같은 부분은 계속 반복해서 봐두시면 좋습니다.
두 번째는 PCB 설계입니다.
단순히 회로도를 PCB로 옮기는 수준이 아니라 전원 라인, 그라운드, 신호 흐름, 노이즈, 방열, 커넥터 배치, 테스트포인트, 조립성까지 같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2층 보드부터 시작해서 가능하면 4층 보드까지 직접 설계해보시면 좋습니다. 한샘디지텍 같은 곳에 직접 발주하고, 납땜하고, 동작 확인하고, 문제 생기면 수정판까지 만들어보는 경험은 정말 좋은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세 번째는 계측과 디버깅입니다.
HW 개발자는 회로를 그리는 사람이라기보다 문제를 찾아내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멀티미터, 오실로스코프, 파워서플라이, 전자부하, 로직애널라이저를 써서 전압, 전류, 리플, 신호 타이밍, 노이즈를 확인하는 연습을 많이 하셔야 합니다. 회로가 왜 안 되는지, 어떤 파형이 정상이고 어떤 파형이 비정상인지 설명할 수 있으면 면접에서도 강하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포트폴리오를 제품 개발 프로세스처럼 만드는 것입니다.
그냥 이런 보드를 만들었습니다가 아니라 요구사항 정의, 회로 설계, 부품 선정 이유, PCB 설계, 제작, bring-up, 측정 결과, 문제점, 개선 방향까지 하나의 문서로 남기는 게 좋습니다. 이게 있으면 현재 회사에서 순수 개발 업무가 적었다는 약점을 많이 보완할 수 있습니다.
강의나 학습 자료는 이런 순서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현재 킥보드 강의를 수강중이시니 강의에서의 내용을 100% 완벽하게 이해하고 본인의 것으로 만드시는걸 목표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병렬로 회로이론, 전자회로를 실무 관점으로 다시 복습하시고, 지금 회사에 신뢰성 장비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건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온습도, 진동, 전원 변동, 반복 동작 테스트 같은 걸 직접 해보고 결과를 정리하면 단순 취미 프로젝트가 아니라 실무형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이직 방향도 너무 급하게 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당장 순수 HW 개발 포지션으로 바로 가기 어렵다고 느껴지면 현실적인 조언으로는 제품기술, 생산기술, 검증 엔지니어 쪽에서 HW 설계와 가까운 포지션을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이력서의 중심을 관리 업무가 아니라 제품 문제를 회로와 데이터로 해결한 경험으로 바꾸는 겁니다.
앞으로는 공부만 하지 마시고, 반드시 결과물을 남기시면 좋겠습니다. 작은 보드라도 직접 만들고, 측정하고, 실패하고, 수정한 기록이 쌓이면 1년 뒤에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3년 동안 쌓은 양산과 현장 경험은 버릴 게 아니라, HW 개발자로 갈 때 가져갈 수 있는 무기입니다. 지금부터 설계 역량을 하나씩 붙여가면 충분히 방향 전환 가능합니다. 계속 해보셔도 좋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고민이 생기시거나 다른 질문이 생기시면 언제든지 문의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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