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코치님.
저는 삼코치님 강의 중 PCB HW설계 실무 : STM32를 활용한 Mixed-signal 보드 설계 프로젝트 를 수강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첫 회사를 건설 계열 회사에서 건축물의 전기 설계 및 전력용량 계산, 플랜트 설계 등을 하다가 저와 적성이 맞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 가장 흥미를 느꼈던 게 무엇인가 스스로에 대해 반문하다 보니.. 학부 때 전자회로 1, 전자회로2, 전기전자물성론, 전력전자공학 등을 참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회로 설계 관련 중소기업으로 커리어 전환을 택했고, 현재 3년차입니다.
그런데.. 막상 회로 설계를 하고 싶어서 회사에 왔지만, 저에게 주어지는 일은 강의에서 말씀하셨던 납땜, BARE PCB 발주, BOM 관리, ECN 통보, 사양관리 정도 뿐입니다.
저희 회사는 자체 개발품도 있지만, 타사 개발품을 EMS하는 서비스로 매출이 급성장한 회사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연구소 연구원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양산부서 조율, 생산기술, 고객사 징검다리, SAMPLE 견적 산출 등입니다..
꾸역꾸역 모르는 게 나오면 KOCW 강의도 듣고, 사내에 몇 안 남으신 H/W나 펌웨어 개발자분들께 질문도 드리면서 회로 설계쪽을 공부해 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저에게 주어지는 프로젝트가 설계 레벨이 아니고, 고객사쪽에서 공유해준 Schemetic 자료를 보고 궁금해서 문의를 해도 "OEM 회사에서 왜 그런 거 까지 알려고 하냐?"면서 배타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나가는게 좋을까요? 제가 하고 있는 방향이 맞을까요?
안녕하세요, 답변 남겨드립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충분히 공감이 가고, 정해진 정답이라는건 존재하지 않겠지만, 해볼수있는것들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지금 하시는 업무가 납땜, BOM, 사양관리, 고객사 대응 등 위주라면, 이 중에서 가장 '설계와 연결 지을 수 있는 역할'을 일부러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BOM 관리를 할 때, 단순히 수량 체크만 하지 말고 그 부품의 datasheet를 정리해보면서 대체 부품이나 가격 대비 스펙 비교 테이블을 만들어서 사내에서 제안해보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3.3V LDO가 A사 부품으로 되어 있으면, B사 대체품 중 어떤 게 있고, PSRR 특성이나 Dropout Voltage가 더 낫다는 것을 근거로 제안서를 만들어보는 식입니다. 이건 실질적으로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나중에 포트폴리오로도 쓸 수 있습니다. 즉, 지금 하는 실무에서 ‘디자인 요소를 끄집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둘째, 지금 회사에서 설계를 시키지 않는다면, 사내 제품 중 기술적으로 단순하거나 신규 버전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골라, '비공식적으로 개선안'을 제안해보는 방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USB-UART를 FT232로 쓰던 회로가 있다면, CP2102로 바꾸면서 BOM 단가를 낮추고, 부품 수급을 쉽게 하는 회로 설계를 만들어서 “개인적으로 만들어 봤습니다”라고 사내 기술자에게 조심스럽게 공유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Altium 혹은 EasyEDA로 schematic만 짜도 좋고, 필요하면 간단한 PCB까지 제작해서 동작 확인해보면 가장 확실합니다. 비공식이라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차후 소규모 내부 개발에서 설계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셋째,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이직 준비입니다. 현재 환경은 EMS 중심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내가 회로 설계를 할 수 없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하는 회로설계 포지션으로 이직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이직 준비에서 중요한 건 스펙이 아니라 ‘작게라도 내가 설계한 회로’입니다. 예를 들어 저전력 MCU를 기반으로 한 온도센서 로거, 간단한 ADC 기반 센싱 회로, 혹은 SPI 기반 디스플레이 제어 회로 같은 소규모 설계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서 schematic, BOM, 동작 영상, 설명 문서를 정리하면 실무 역량으로 인정받습니다. 이런 프로젝트 하나당 2~3주 잡고, 퇴근 후 1시간 정도 투자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요 포인트는 '완성도보다 실무 중심의 구성'입니다. 불필요한 화려함보다는 실제로 공급 전압을 어떻게 설계했고, 커패시터를 왜 이만큼 붙였고, MCU 보조회로를 어떻게 구성했는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포트폴리오 기반 이직을 현실화하려면, 바로 채용공고를 검색하면서 '내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지'부터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소형 회로설계 직무에서 많이 요구되는 건 STM32 + Analog Signal 처리 + Power Management 회로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3개월 안에 이런 조합을 하나 만든다는 계획으로 액션 플랜을 세우고, 회사에서 다루는 부품을 최대한 재활용하면 실제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요약하면, 1) 지금 업무에서 설계 요소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2) 사내에서 비공식 개선 제안 형태로 작은 회로라도 직접 만들어보고, 3) 3개월 단위로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완성해서 이직 준비에 돌입하시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해법입니다.
답글
힘내봅시다
2025.07.22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회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혼자 진행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프로젝트를 여러 개 진행해볼 예정입니다.
(저희 회사는 사내에 SMT라인도 보유하고 있어서 필요에 따라서는 PCBA 구성 후 테스트 해보는 것도 가능한 환경입니다. )
혹시 말씀해주신 프로젝트를 구성하기 위해 제가 중점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런 지식을 쌓기 위한 강의 같은 걸 추천해주실 수는 있으신지요?
강의에 소요되는 비용 등은 상관없습니다.
회로설계 멘토 삼코치
2025.07.22현재 SMT 라인까지 보유한 환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신다는 점에서, 실무 중심의 학습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여 회로설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예시와 학습 자료를 아래와 같이 제안드립니다.
먼저, STM32 기반의 MCU 회로 설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Coursera에서 제공하는 "Learn the Art and Science of PCB Design with Eagle" 강의를 추천드립니다. 이 강의는 Eagle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단면 및 양면 PCB 설계, 커스텀 라이브러리 생성, SMT 부품 적용, Gerber 파일 및 BOM 생성 등 실무에 필요한 전반적인 PCB 설계 과정을 다룹니다. Coursera
또한, KiCad를 활용한 오픈소스 PCB 설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Mastering KiCAD: Open-Source PCB Design for Beginners" 강의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이 강의는 다층 PCB 설계, Differential Pair 처리, 신호 무결성 및 EMC 대응 등 고급 설계 기법을 포함하여,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을 제공합니다. Coursera+1Coursera+1
실제로 혼자서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현업형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해보는 방향으로 상세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SMT 라인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아래의 프로젝트들을 실제로 수행하면서 하드웨어 설계 능력을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예시는 온도 데이터 로거 시스템입니다. MCU(STM32F030이나 F103 등 저렴한 시리즈)를 중심으로, 외부 온도 센서(IC 방식인 TMP36, 혹은 디지털 방식인 DS18B20)를 연결하고, 이를 EEPROM 또는 마이크로 SD 카드에 주기적으로 저장하도록 구성합니다. 이때 전원 회로는 LDO 기반으로 구성하고, 센서 신호가 아날로그라면 ADC 입력에 저역통과 필터를 구성해줍니다. RTC를 외장으로 붙여 시간 정보까지 저장되도록 하면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가 됩니다. PCB까지 제작해서, 데이터 저장이 실제로 되는지 UART로 디버깅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CSV로 덤프해서 PC에서 그래프화해보면 좋습니다. 이건 이직 포트폴리오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두 번째는 디지털 전류 측정 모듈입니다. 예를 들어, INA219나 ACS712 같은 전류센서 IC를 사용해서 부하에 걸리는 전류를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입력 단에 LDO와 EMI 필터 회로, 전류 센서 출력은 MCU의 I2C 혹은 ADC에 연결됩니다. 회로상에서 중요한 점은 GND 분리와 전류 경로에 대한 신뢰성 확보입니다. SMT를 통해 실제 보드를 만들고, DC 팬이나 모터를 연결한 후 전류 측정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하면 실무 연계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세 번째는 USB-UART 브릿지 보드 설계 개선입니다. 실제 회사에서 자주 사용하는 보드 중 하나인데, 기존에 FT232를 사용했다면 이를 CP2102N이나 CH340으로 대체하고, 회로의 ESD 보호, 3.3V/5V 전압 선택, GPIO 추가 인터페이스 등 실질적인 개선안을 도입해보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회로를 단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펙상 단점과 가격, 부품 가용성 등을 분석한 후 "왜 바꿨는지"에 대한 논리를 설계 문서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아트웍 상에서는 USB Differential Pair 설계, ESD 다이오드 배치, 동작 LED 위치까지 신경 써서 PCB를 제작하면 매우 좋은 실무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네 번째는 DC-DC 컨버터 평가보드 리디자인입니다. 예를 들어 MP1584, LM2596 같은 모듈이 있습니다. 이걸 모듈 그대로 쓰지 말고, 직접 회로를 설계하고, 출력 파형의 Ripple을 오실로스코프로 측정하고, 입력 조건에 따른 동작 안정성을 분석해보는 것입니다. EMI 저감을 위한 LC 필터 추가, 레이아웃상 전류 루프 최소화, 입출력 캐패시터 ESR 고려 등 아주 실전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습니다. 전원회로는 대부분의 회로설계 면접에서 반드시 물어보는 영역이기 때문에, 하나 정도는 직접 제작해두는 게 좋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각 2~4주면 퇴근 후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구성할 수 있고, 실물 제작이 가능한 환경이시기 때문에 이론+실습+문서화까지 해두면 바로 이직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왜 이 부품을 썼고, 어떤 고려를 했는가'를 설명하는 설계 노트까지 함께 정리하는 것입니다.
힘내봅시다
2025.07.22바쁘실텐데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최근에 현타가 많이 왔었는데 정성 가득한 답변을 보고 다시 정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회로설계 멘토 삼코치
2025.07.23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