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 가는) 도식화에 진심인 강의 모음

그래도 이제 IT학과에 들어왔으니 적성을 살리면 학업 성적이 좋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수업이 IT관련 과목이 아니었고, 개발 수업 또한 공부를 잘해야 성적이 좋게 나올 수 있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수업을 듣는 시간이 너무 지루하고 졸렸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업 시간엔 졸고 쉬는 시간에 정신이 반짝하던 습관이 계속 이어졌던 것 같아요. 아니면 이런 습관이 생긴 제 집중력 자체가 문제였을 수도 있죠.

이런 상황에서 딱 하나 잘한 게 있다면, 바로 녹음기를 틀어 놨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수업이 끝난 이후 녹음한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제가 이해한 내용을 노트에 이미지로 그려나가기 시작했어요.

비록 복습을 하는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수업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전체적인 맥락과 왜 이런 얘기들을 했는지, 그 관계를 알 수 있었고. 모르는 내용들은 추가로 찾아보며 공부하니 학점도 잘 받았습니다.

결국 해당 학기 장학금을 받았고, 한번 그렇게 해보니 다음 학기도, 그리고 또 다음 학기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그렇게 4년이 지나고 졸업을 할 때가 되니 수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았던 게 이렇게 큰 결과로 다가왔네요.

어차피 가정 형편이 좋지 못했어서 캠퍼스의 로망은 일찍이 포기 했었고, 학자금을 마련하려고 정말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장학금 만큼이나 가성비 좋은 벌이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 제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거죠. 하지만 전액 장학금은 아니었기 때문에 남아있던 학자금 대출은 취업을 해서 마저 갚았었네요.

이건 제 15년 전 이야기 입니다.